요통은 ‘디스크 하나’로 설명되지 않습니다

허리가 아프면 많은 분이 먼저 “디스크가 터진 것 아닐까?”라고 걱정합니다. 그러나 요통은 추간판만의 문제가 아닙니다. 추간판, 후관절, 천장관절, 인대와 신경뿐 아니라 허리와 골반을 움직이고 안정시키는 여러 근육도 통증에 관여할 수 있습니다.

진찰과 검사로 한 가지 원인을 명확히 특정하기 어려운 비특이적 요통도 흔합니다. 반대로 MRI에서 추간판 돌출이나 퇴행성 변화가 보이더라도 그 소견이 현재 통증의 전부라고 단정할 수는 없습니다. 영상과 증상, 신경학적 진찰, 움직임 검사를 함께 해석해야 합니다.

허리 통증에 관여할 수 있는 근육들

  • 다열근(multifidus): 척추뼈 가까이에 층층이 붙어 각 분절의 미세한 움직임과 안정성을 조절합니다. 통증 뒤에는 활성 저하나 위축, 좌우 비대칭이 동반될 수 있어 재활에서 다시 조절 능력을 회복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 척주세움근(erector spinae): 흔히 허리 기립근이라고 부르며 장늑근(iliocostalis), 최장근(longissimus), 극근(spinalis)으로 이루어집니다. 몸통을 펴고 자세를 유지하므로 오래 서기, 반복해서 숙이기, 무거운 물건 들기 뒤에 과부하와 피로가 생길 수 있습니다.
  • 요방형근(quadratus lumborum): 골반과 아래 갈비뼈를 연결해 몸통을 옆으로 기울이고 골반을 안정시키며 호흡을 보조합니다. 한쪽으로 물건을 들거나 골반 높이가 비대칭인 자세가 반복되면 옆 허리와 엉덩이 위쪽 통증에 관여할 수 있습니다.
  • 대요근(psoas major)과 장골근(iliacus): 뒤배벽과 골반 안쪽 깊은 곳에 있으며 합쳐져 장요근(iliopsoas)을 이룹니다. 고관절을 굽히고 허리·골반의 움직임을 조절합니다. 오래 앉아 있거나 고관절 사용이 불균형할 때 깊은 허리, 앞쪽 골반 또는 사타구니 통증에 관여할 수 있지만, 단순히 “대요근이 짧다”는 말만으로 원인을 확정해서는 안 됩니다.
  • 복부와 둔부 근육: 복횡근, 복사근, 대둔근·중둔근은 몸통과 골반을 함께 지지합니다. 허리 근육만 계속 풀기보다 복부·둔부·고관절의 협응과 지구력을 함께 회복해야 재발을 줄이는 데 도움이 됩니다.

근육을 눌러 아프거나 뭉친 느낌이 난다는 사실만으로 그 근육이 유일한 통증 원인이라고 확진할 수는 없습니다. 통증 위치, 유발 동작, 관절가동범위, 근력, 감각과 반사, 보행을 함께 살펴야 합니다.

통증 양상은 진단의 단서이지 확진은 아닙니다

  • 허리 한쪽이나 중앙의 묵직한 통증이 움직임과 자세에 따라 달라지면 근육·관절성 통증 가능성을 함께 봅니다.
  • 엉덩이와 다리 아래로 전기 오듯 뻗치고 저림·감각 저하가 동반되면 신경근 자극이나 추간판 질환을 평가합니다.
  • 오래 걷거나 서면 다리가 무겁고 저리다가 앉거나 허리를 굽히면 편해지면 척추관 협착증 가능성을 살핍니다.
  • 옆구리·복부·사타구니 통증, 발열, 소변 이상, 식사와 연관된 증상이 있으면 신장·요로·복부 장기의 연관통도 배제해야 합니다.

먼저 위험 신호를 확인해야 합니다

다음 증상이 있으면 운동부터 시작하지 말고 빠르게 진료받아야 합니다.

  • 소변이 나오지 않거나 대소변 조절이 갑자기 어려워지고, 회음부 감각이 둔해지는 경우
  • 다리 힘이 빠르게 떨어지거나 보행이 갑자기 불안정해지는 경우
  • 발열·오한, 최근 감염, 면역저하와 함께 심한 요통이 생긴 경우
  • 암 병력, 설명되지 않는 체중 감소, 밤에도 지속되는 통증이 있는 경우
  • 큰 외상 뒤 통증이 생겼거나 골다공증·장기 스테로이드 복용 상태에서 가벼운 충격 뒤 통증이 심한 경우
  • 맥박 뛰는 듯한 복통, 혈뇨, 심한 옆구리 통증 등 허리 밖 장기의 이상이 의심되는 경우

MRI가 모든 요통의 첫 검사는 아닙니다

위험 신호가 없고 신경학적 이상이 뚜렷하지 않은 급성 요통에서는 처음부터 MRI를 일률적으로 시행하지 않습니다. 진찰 결과에 따라 우선 활동과 보존적 치료를 진행하고 경과를 봅니다.

진행하는 근력 저하나 마미증후군이 의심될 때, 골절·감염·종양 가능성이 있을 때, 치료에도 지속되는 신경근 증상으로 수술이나 시술 여부를 판단해야 할 때에는 MRI 등 추가 영상검사를 선택적으로 시행합니다.

요통 재활은 ‘쉬기’보다 ‘안전하게 다시 움직이기’입니다

재활 단계는 달력만으로 정하지 않고 통증, 신경 증상, 움직임과 일상 기능을 기준으로 조절합니다. 특정 운동 한 가지가 모든 환자에게 맞는 것은 아니며, 통증 방향과 체력, 동반질환에 맞춰 강도를 바꿔야 합니다.

1단계 · 급성기: 통증을 가라앉히면서 움직임 유지

장시간 침상안정은 피하고, 견딜 수 있는 범위에서 짧게 자주 걷습니다. 오래 앉거나 한 자세로 버티기보다 자세를 자주 바꾸고, 호흡과 함께 골반을 가볍게 앞뒤로 움직이는 정도부터 시작합니다. 무거운 들기, 반복적인 깊은 숙임과 비틀기는 일시적으로 줄입니다.

2단계 · 회복기: 가동범위와 몸통 조절 회복

통증이 가라앉으면 복식호흡, 가벼운 복부 긴장, 골반 기울이기, 고양이-낙타 운동처럼 허리를 부드럽게 움직이는 연습을 진행합니다. 허리를 구부리는 운동과 펴는 운동 중 어느 방향이 편한지는 환자마다 다르므로 통증이 다리 쪽으로 더 퍼지는 방향을 억지로 반복하지 않습니다.

고관절 가동범위와 둔근 기능도 확인합니다. 대요근·장골근 스트레칭은 실제 단축과 증상 연관성이 확인될 때 부드럽게 시행하며, 깊은 허리나 사타구니 통증이 증가하면 중단하고 재평가합니다.

3단계 · 강화기: 근력보다 먼저 지구력과 협응

다열근과 복부의 가벼운 활성화에서 시작해 브리지, 변형 버드독, 데드버그, 옆으로 버티기, 앉았다 일어서기와 힙힌지로 발전시킵니다. 처음부터 강하게 허리를 조이기보다 호흡을 유지하면서 중립 자세를 조절하고, 반복 횟수·저항·운동 범위 중 한 요소씩 올립니다.

4단계 · 일상·직업·운동 복귀

걷는 시간과 속도를 늘리고 스쿼트, 계단, 물건 들기와 운반, 회전 동작을 실제 생활에 맞게 연습합니다. 업무나 운동 동작을 낮은 강도로 먼저 재현한 뒤 다음 날까지 증상이 안정적인지 확인하면서 단계적으로 복귀합니다.

운동 중에는 이 기준을 지켜주세요

  • 가벼운 국소 불편감은 있을 수 있지만 날카로운 통증, 새로 생긴 방사통·저림·근력 저하는 참고 진행하지 않습니다.
  • 운동 뒤 통증이 다음 날까지 뚜렷하게 악화되면 횟수, 저항 또는 운동 범위를 낮춥니다.
  • 통증이 줄었다고 바로 무거운 중량이나 반복적인 허리 굽힘·회전으로 복귀하지 않습니다.
  • 마사지·도수치료·온열치료는 증상 조절에 보조적으로 사용할 수 있지만, 장기 목표는 스스로 움직이고 부하를 견디는 능력을 회복하는 것입니다.

이윤석정형외과의 요통 재활 원칙

먼저 골절, 감염, 신경 압박과 내장기관 연관통 같은 놓치면 안 되는 원인을 확인합니다. 이후 통증을 “디스크” 또는 “근육 뭉침” 하나로 단정하지 않고, 신경학적 진찰과 허리·골반·고관절의 움직임, 다열근·척주세움근·요방형근·장요근과 복부·둔부의 기능을 함께 평가합니다.

치료 목표는 통증 점수만 낮추는 것이 아니라 편안한 보행과 수면, 일상 동작, 안전한 물건 들기, 직업과 운동 복귀까지 단계적으로 회복하는 것입니다.

참고한 진료지침

  • World Health Organization. Guideline for non-surgical management of chronic primary low back pain in adults, 2023
  • NICE Guideline NG59. Low back pain and sciatica in over 16s: assessment and management
  • Journal of Orthopaedic & Sports Physical Therapy. Interventions for the Management of Acute and Chronic Low Back Pain, 2021
  • American College of Radiology Appropriateness Criteria: Low Back Pain
이 글은 일반적인 의료정보를 제공하기 위한 것이며 개인의 진단과 치료를 대신하지 않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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